2009/06/23 23:01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

칼퇴근 해서 집에 왔다.
해가 길어져서 퇴근길에 누런 햇살이 가득했고,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리 덥지도 않았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칼퇴근까지 해서 가족과 함께 저녁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더 없이 좋았다.

집에 와서, 친구의 전화를 받고. 급우울모드가 됐다.
와이프의 잔소리가 쏟아졌고... 조용히... 집을 나섰다.-_-;;

자전거를 타고, 일단 백제고분으로 가서 벤치에 앉았다. 
한가로이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 간간이 열심히 뛰는 사람들...
다들 나보다는 행복한 것처럼 보였다.

기분 전환하려고 나왔는데, 가만히 앉아있으니 더 심란해졌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잠실 한강공원으로 갔다. 무작정 달리면 기분이 나아지리라.. 적어도 잡념이 달아나리라...
여의도까지 내질러보자는 생각에 열심히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내가 지나온 다리가 뭔지도 모를 즈음... '한남대교'라는 안내표지판이 보였다. 한남대교까지 온 건 정말 처음인데...
그 때 지나가는 라이더들이 반포대교를 보라는 말을 주고 받으며 달리는 것이 보였다. 

   

바로 저 앞에 보이는 것이 반포대교였다.
화려한 조명이 정말 장관이었다.
밤마다 차 끌고 드라이브하면서 못 봤던 것 같은데... 언제 이런 게 있었지...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반포대교까지 가기로 했다.

반포 한강공원은 잠실보다 훨씬 멋지게 꾸며져 있었다. 최근에 전체적으로 정비가 있었던 것 같았다. 
점점 반포대교 가까이로 가보니, 조명만 비췄던 게 아니라, 다리에서 분수를 뿜고 있었다.
그야말로 장관이었고, 공원 전체에 흐르는 고상한 음악과 함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자전거에 앉아 잠시 감상에 젖었다.
SLR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난 잠깐 쉬는 사이에 마음이 다시 혼란스러워질까봐 얼른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다시 한 시간을 부지런히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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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종호 2009/06/24 00:0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오늘 칼퇴근 해서 집에 일찍 왔어요. 가족과 함께 저녁 먹으려 했는데 마누라하고 아들놈은 어디 가고 없고 딸내미 혼자 있어서 함께 라면 끓여 먹었어요. 그리고 10시 넘어 들어온 마누라와 동네 호프집에서 500CC 두 잔 먹고 헬렐레 해서 집에 왔다오. 이런 저녁은 어때요? ^^ 나도 자야겠다.

    • BlogIcon 박준석 2009/06/26 02:33 address edit & del

      아..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생각조차 못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내일 저녁에는 아들래미 재우고, 식탁에 앉아서라도 시원하게 한잔 해야겠네요.
      알고 보면 어렵지 않은 가슴 달래주기. 그냥 한 번 들어주고, 호응하는 것만으로도 풀리는 그것인데요.(앗, 인생의 선배님 앞에서...)
      덕분에 이 번 주말도 가족과 같이 더 즐겁게 보낼 방법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2. 2009/06/28 00: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2009/06/23 00:40

강화도 전등사

토요일 부석사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산사를 찾아 나섰다.
아침을 먹기 바쁘게 채비를 갖추고 차에 올랐다.
어젯밤에 미리 검색해서 찾아둔 곳, 강화도 전등사.

부석사 무량수전이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이라는 것을 떠올려,
"최고"라는 의미가 붙은 사찰을 찾아봤다.
당연히 처음에 검색한 건, 우리나라 최초의 절이었는데, 활자로만 남아있을 뿐 위치 등의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단다.

그러던 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을 찾게 됐는데, 바로 강화도 전등사였다.
(주말에 달리는데도, 차가 전혀 밀리지 않고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잠실에서 1시간 30분정도였다.)

강화도에 들어서니, 이정표에 관광지가 꽤 많이 보였다. 마니산, 강화도 역사관 등.
인터넷으로 전등사에 대해서 읽어봤을 때, 단군의 세 아들 얘기가 있었는데... 그래서, 마니산 가까이에 있는 거구나 했다.
참고로, 마니산이 강화도에 있다는 것도 이 때 처음 알았다.
그냥 마니산은 단군이 강림한 참성단이 있고, 전국체전 때 성화를 채화하는 곳이란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전등사로 올라가는 길 아래에서 두 갈랫길이 나오는데, 네비게이션을 따라 오른 쪽 길을 택했다. 그런데 길목에서 아저씨 한 분이 길을 막고, 통행량을 조절하는 듯 했다. 올라가서 보니, 유료주차장(2천원)이 있고, 전등사 아니 정족산성 입구 바로 밑이었다.
(오늘 출근해서 인천에 사는 팀원에게 물어보니, 왼쪽으로 가면 무료 주차장에 세우고 108계단을 올라가야 한단다.ㅋㅋ 난 축구를 하는 건 좋지만, 그냥 더운 날 걷는 건 싫다.ㅎㅎ)

'정족산성'... 처음엔 잘 못 찾아왔나 했다.
도착한 곳 어디에도 '전등사'라는 말은 없었다. 어쨋든 고고씽!

표를 끊고 들어가서 첫 번째로 보이는 것.
'양헌수승전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을 무찔른 장군을 기리는 비석이 있었다.



그리고, 전등사는 정족산성 내부에 위치한 것이고, 정족산성의 동서남북, 4개의 문을 갖고 있으며, 나는 동문으로 막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는 지도가 작게 세워져 있었다.



그렇게 얼마 걷지 않아서 '윤장대'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불교경전을 담아두는 책장인데 두 축이 달려있어서 이걸 잡고 밀면, 윤장대가 돌아간다. 윤장대를 한 번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이 있단다.
딱 두 바퀴만 돌렸다.ㅎㅎ




그리고, 몇 계단을 올라서니...
전등사로 내부로 들어설 수 있었다.



대웅전에 관한 전설이 재밌다.
아래 이미지 클릭!



남편 건강 걱정에 약사여래불이 있는 '약사전' 앞에서 발을 못 떼는 마누라.
약사여래불은 건강을 다스리는 부처님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었다.



전등사 마당 가운데 커다란 나무 아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둥그렇게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었다. 강화도 주민들에겐 동네 뒷산 마냥 친근한 곳으로 보였다.
(아마도 108계단으로 와서 상당히 힘들었나보다.^^;;)


문헌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전등사'는
정족산성, 양헌수장군, 그리고 단군의 세 아들이 지어 신성시된다는 '삼랑성'까지 알 수 있었던 현장 학습 을 하고 오는 듯한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강화도'를 꼭 다시 한 번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서울로 향했다.
산행을 좋아하는 친구와 '마니산'을 꼭 올라봐야겠다.
높지 않지만 바다까지 둘러 볼 수 있는 바위 능선의 묘미가 담긴 곳이라니 꼭 가봐야겠다.

ps. 강화도를 나올 무렵, 작은 동서 형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저녁 같이 먹자고.
분당 형님 댁에 도착해서, 토요일은 부석사, 일요일은 전등사를 다녀왔다고 했더니...
고시공부하냐고, 뭘 그렇게 빌러 다니냐고 묻는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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